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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해야 사명감당합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죽음을 불과 24시간도 채 남겨 두지 않은 상황 속에서 겟세마네 동산으로 나아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과 기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공적인 사역을 40일 금식기도로 시작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기도의 본이 되는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고 기도를 강조하는 많은 본문에서 항상 기도할 것과 깨어서 기도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하루의 사역을 준비하시면서는 물론이요 사역을 마무리 한 후 너무 피곤한 중에서도 항상 습관을 따라 새벽으로 저녁으로 기도하셨습니다. 주님의 기도의 삶은 생애를 마무리 하는 오늘 시점에서도 기도하시기를 잊지 않음으로써 우리들에게 참된 기도자의 본을 보여 주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를 이야기할 때 ‘기도의 종교’ 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기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본문의 배경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마태복음 26장부터는 십자가 수난을 향해 나가는 예수님의 마지막 행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1-5절까지는 자신의 십자가 수난의 마지막 예고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해 가룟 유다에 의하여 팔릴 것을 말씀하고 그 이후로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 베드로의 예수님 부인 예고 그리고 오늘 겟세마네의 기도를 지나서 예수님은 체포당하시고 가야바에게 심문받으시기 까지 불과 이삼일 만에 많은 사건들이 숨 쉴 틈 없이 전개되어 갑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마치시고 감람산으로 올라가십니다. 31절에서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기록된 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의 떼가 흩어지리라 하였느니라” 고 말씀 하십니다. 그 말씀을 들은 베드로는 펄쩍 뛰면서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모든 제자들도 그와 같이 장담합니다.
오늘 본문의 ‘이에’ 는 바로 제자들과의 대화가 끝난 시점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셨습니다. 이 지명의 뜻은 ‘기름 틀’ 이라는 뜻인데 이곳은 예루살렘 동쪽 감람 산 서쪽 중턱에 위치한 동산으로 감람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태양을 피하기도 좋아 예수님께서 평소에도 제자들과 자주 찾아서 묵상과 기도의 시간을 가졌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36절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라 하는 곳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할 동안에 너희는 여기 앉아 있으라 하시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겟세마네에 가신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첫째는, 기도하기 위함 이었습니다. 금방 읽은 36절에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할 동안에’ 라고 말씀하신 것은 예수님께서 겟세마네에 오신 목적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둘째는, 제자들에게 기도를 요청하기 위함입니다. 37절 중반이후에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라는 말씀은 예수님의 기도를 도와달라는 요청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36절에서는 제자들을 남겨두고 앉아 있으라고 하셨고 37절에서는 베드로와 세베대의 아들들, 곧 야고보와 요한 등 세 사람만을 데리고 기도의 자리로 가셨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 제자만을 특별히 택하여 동반한 마지막 장면이며 제자들 중에서도 리더의 자리에 있었던 이들에게 이제 인류구속의 대사명을 이루기 위해 예수님께서 당하실 극심한 고통을 나누며 기도해 줄 것을 기대하셨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제자들 자신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선 각자가 기도해야 하며 예수님께서 잡히시고 죽임 당하시는 절대 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 흔들리지 않고 그들이 감당해야할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 예수님이 기도하신 만큼 기도해야 하는 것을 강조하신 장면입니다.
그러한 중에도 세 명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홀로 기도의 자리로 나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서 인류구속의 사명을 이루는 길은 하나님 앞에서 예수님 자신만이 이루어야 하는 고독한 자리임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걸어가야 하는 길이었지만 예수님은 고민과 슬픔 속에서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라고 말씀하심으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는 자신의 심정을 생생하게 나타내셨습니다.
어떤 간절한 제목이 있으셔서 마음이 그토록 슬프고 고민이 되셨습니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네에서 세 번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본문에서는 39절, 42절, 44절에 기도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중 예수님의 첫 번째 기도 장면인 39절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님의 기도의 자세와 기도의 제목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39절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먼저는 기도의 자세 또는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당시 유대인의 보통 기도하는 모습은 서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예루살렘 성전의 통곡의 벽에 가보면 많은 유대인들이 서서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예수님당시에 바리새인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손을 들고 기도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것을 자랑거리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을 외식하는 자라 말씀하시면서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고 책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서양 사람들이 기도하는 모습과 동양권의 신자들이 기도하는 모습이 다릅니다. 서양 사람들은 안경을 벗고 눈을 지그시 감고는 묵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양권에서는 소리를 내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기도의 열정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세계의 크리스챤들이 한국교회를 배우기 위해서 탐방과 리서치를 올 때마다 한국교회의 새벽기도하는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는다고 합니다. 또한 통성기도라고 부르는 크게 소리를 내어 기도하는 것을 많이 배워갑니다. 오죽하면 통성기도를 코리안 스타일의 기도라고 부르겠습니까? 물론 하나님께서 소리를 크게 내는 기도만 들어주시는 분은 아닙니다. 묵상의 기도도 좋은 기도의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바리새인의 기도를 책망하신 후에 주님을 따르는 무리들에게는 기도할 때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이 있는 기도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또한 교회마다 기도하는 스타일이 다릅니다. 제가 전도사사역을 한 교회는 조용히 기도하는 교회였습니다. 사회의 지식인들 중 깨어있는 분들이 장애인들을 섬긴다는 목적으로 세워진 교회였기에 일반성도들과 장애를 가진 성도들이 섞여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서양교회의 분위기였습니다. 기도시간에는 묵상으로 기도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후에 사역했던 교회는 공적인 예배나 기도회 때에도 기도인도를 시작하면서 무조건 주여 일창하고 기도를 했습니다. 제가 학생시절 처음 신앙생활했던 교회에서 기도를 배울 때도 부르짖는 기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어려움은 별로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르짖는 훈련도 많이 받다보니 공적인 기도모임에서는 부르짖는 기도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기도할 때 몸을 앞뒤로 흔드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옆으로 흔드는 분들도 있습니다. 몸을 어느 쪽으로 흔드는 것이나 주여 일창을 부르짖고 기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개인적으로 기도는 열정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중에 가족과 함께 샌드위치하나 먹으러 갔다가 인도사람이 식사기도를 매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최소한 1분 이상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배고파서 10초 만에 기도를 끝낸 저와 매우 대조적이었습니다. 목사보다 낫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유대인들은 공공장소에서도 기도시간이 되면 다 같이 모여 소리를 내어 기도한다고 합니다. 유대인들이 항공 중인 비행기 안에서 새벽기도시간이 되자 기도복장을 하고 한 자리에 모여 기도하는 사진을 보고 신앙의 정체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슬람 교도들도 하루에 다섯 번씩 기도합니다. 사원으로 들어오지 못할 때에는 길거리에서 자리를 펴서 메카를 향해 절을 하며 기도합니다.
우리가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의 신앙의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배려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우리 신앙을 위축시키거나 열심을 약화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집에서도 찬양을 틀어두시고 기도하십시오. 가정예배를 드리고 통성으로 기도하십시오. 주변에서 힌두인들은 자신의 신에게 기도하고 향을 피우고 할 것입니다. 거짓신에게도 열심을 내는데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 다는 우리들의 열심이 그만 못해서야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 열정과 기도로 인해서 내가 살아나는 것을 경험하시게 될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기도의 모습은 ‘간절한 기도’ 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르게 됩니다. 누가복음을 기록한 누가는 예수님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눅22:44절에서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 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의사의 눈으로 더 자세히 신체의 변화까지도 기록한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은 기도의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주님의 기도제목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는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첫 번째 기도제목은 할 수만 있으면 예수님께서 마셔야 하는 잔을 피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본 구절의 ‘이 잔’ 의 뜻은 예수님에게 지워진 십자가 수난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잔을 지나가게 해달라고 하신 것은 그 십자가가 너무나도 무겁고 고통스러운 것이기에 피할 수만 있으면 피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 그토록 잔을 피하고 싶었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십자가를 지심은 육체적인 고통과 죽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하나이신 예수님께서 아버지와 완전히 분리되는 영적고통을 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두 번째 기도제목은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입니다.
이 기도는 극심한 고통과 죽음을 면하고자 하는 인간적인 욕망을 쳐서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는 기도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의 정석으로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 중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의 기도의 재현이며 마16:24절에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는 제자도의 핵심을 몸소 실천하신 기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수님은 두 번째 기도제목을 통해서 기도는 자신의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임을 명백히 보여주셨습니다. 자신이 아버지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져야 함을 기도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잠시 제자들에게 와서 보시니 잠들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중 베드로에게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있을 수 없냐고 책망하시고는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고 권면하셨습니다.
42절에 예수님께서 두 번째 기도로 나아가서는 “내 아버지여 만일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갈 수 없거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십자가의 잔을 마시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면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한다는 기도입니다. 이미 마음에 결정을 하신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기도는 십자가를 피하는 것을 구한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힘을 달라는 기도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제자들은 자고 있었습니다. 마가복음 14:40절에서는 그들의 눈이 심히 피곤하였다고 기록하였고 책망하는 예수님 앞에서 무엇으로 대답할 줄 알지 못해 너무나도 민망해 하는 모습이었다고 말씀합니다. 실제로 제자들은 낮부터 많은 활동을 했고 늦은 시간이라 육신적으로 매우 피곤해 지쳐있었습니다. 예수님도 아셨습니다. 그래서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연약하다고 안타까워하셨습니다. 때로 우리는 기도하고 싶지만 육신이 약하기 때문에 / 환경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기도하지 못했다는 위로의 의미로 이 말씀을 인용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라고 하신 말씀은 피곤할 때는 쉬어도 좋다고 하신 열외증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너희가 피곤한 것은 알지만 약한 육신에 져서는 안 된다는 경종의 말씀입니다. 영으로 육으로 다스려야 하는데 피곤에 져서 자고 있느냐는 책망의 말씀이었습니다. 실제로 제자들은 깨어있어야 했습니다. 지금은 예수님과 자신들에게 위기의 상황, 위급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깨어서 기도해야 했습니다. 또한 죽는 것도 불사하겠다고 호언장담한 것이 잠시 전인데 그들의 맹세를 무색하게 만드는 이율배반적인 행위였습니다. 여러분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은 결코 말로 되지 않습니다. 기도해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베드로사도는 후에 베드로전서를 기록하면서 4:7절에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고 권면하였고 5:8절에서는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고 안일해지기 쉬운 성도의 신앙생활에 대해서 경계의 말씀을 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신앙으로도 나이로도 원숙한 경지에 오른 베드로사도가 겟세마네에서 당시에 기도에 실패함으로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주님을 배반했던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생각하면서 성도들에게 간절한 말씀을 전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세 번째 같은 기도의 제목으로 기도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오셔서는 더 이상 시간이 없으셨는지 아니면 너무나도 답답해서 그러셨는지
“이제는 자고 쉬라 보라 때가 가까이 왔으니 인자가 죄인의 손에 팔리느니라” 하시고 제자들을 데리고 자기를 배반하는 가룟유다를 맞이하러 나가십니다.
이제는 때가 늦었다는 것입니다. 너희들이 무한정 쉬어도 내가 무엇으로 권면하겠느냐 는 책망입니다.
다음 주일과 고난주간 특별수요예배, 재의 금요예배에 계속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가시는 행적에 대해서 말씀을 전하겠지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세 번의 기도를 통해서 기도에 승리하신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사명, 즉 십자가를 통한 인류구원의 사명을 이루셨습니다. 그러나 기도에 실패한 제자들은 예수님을 버리고 뿔뿔이 도망치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기도해야 사명감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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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 > 금주의 설교 21 페이지
14-04-09
